올것이 왔다... Smoke-Free Ontario Act


2008년 5월 31일부로,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Smoke-Free Ontario Act" 법령의 핵심 현안중 하나인 [담배 전시 금지법]이 효력을 발동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담배 판매상들의 담배 및 담배 관련 물품의 전시를 금지한다"는 법안인데...
백문이 불여일견! 다음은 우리 가게 카운터의 5월 30일자 모습이다.


(설치 전) 기존의 담배 전시대는 보름 전쯤에 때어내고 뚜껑이 달린 전시대로 교체했다.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기 전이라 뚜껑은 아직 달지 않은 상태.


(설치 중) 당일 밤... 뚜껑(덮개) 설치 중. 덮개를 달면서 담배의 엑세스가 불편해진 것을 발견, 설치를 잠시 중단하고 담배 위치를 조정중이신 아버지.


(설치 후) 뚜껑 설치가 완료된 후의 사진.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카운터 밑으로는 놓아둘 곳이 없어진 담배갑들이 널려있다..

키가 작은 사람들도 덮개를 열고 닫을 수 있게 할려다보니 전시장의 높이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고, 담배를 놓아둘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정면 상단의 절반 가까히 비워진 공간에는 실협 공동 프로젝트로, 광고용 LCD 스크린을 설치할 예정이다.



사진으로 보면 나름 깔끔해 보이기도 하지만 직접 저기에 서서 가게를 보다보면 상상할 수 없을만큼 불편하다.

수납공간이 적어서 올려놓을 수 있는 양이 기존의 절반이다.
손님이 원하는 담배가 딱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이곳 저곳 두세번 열고 닫고 해야될 때도 다반수고..
많이 하다보면 팔도 쪼금 아프다.

가리개를 커튼으로 만들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바로 떠오르지만... 정부가 반대했다-_-;

커튼으로 하면 바쁘게 일하면서 열었다가 바로 안 닫고 한동안 열린채로 내버려두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도 이럴땐 또 멍청하지 않아서 한번 열면 바로 닫지 않고는 못 배기는 매우 불편하고 멍청한 디자인으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이 법안에 대한 내 감정은 복합적이다.

우선은 공익과 건강 복지에 관심을 가진 한 시민으로서, 참 이 나라 정치인들 생각이 대단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멀리도 내다보고 법을 만든다.

이 법을 만든 이유는, 지금의 어린 아이들이 담배를 아예 [못 보고] 자라나면, 그들이 컸을 때 [아예 담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게], 또는 [담배를 어디서 파는지도 잘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담배 회사가 더 이상 신제품을 팔 수 없게된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솔깃한 신상품을 들고 나와도 이제는 손님이 가게 점원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 신제품의 발매 소식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 모든 담배 광고가 이미 옛날에 전면 불법화 된 데다가, 가게 점원들이 손님에게 담배 관련 물품을 권하는 행위조차 불법이기 때문이다.

몇년 전부터 담배에 대한 세금이 지속적으로 올라서 지난 약 8년간 담배 한갑(25까치)의 값은 $4 에서 $10 으로 뛰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담배 회사들이 줄어드는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저가 브렌드($7~8)를 개발하여 공격적으로 마켓팅하는 전략을 쓰고 있었는데, 이제는 전시금지법 때문에 이런 노력마져 수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몇년전부터 실행한다고 했던 법안이지만, 실협과 담배회사들의 반대/로비로 지금까지 겨우 미루어진 것이다.
이런 강수를 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 화가 난다.

인디언 담배 때문이다.
인디언 보호구역(Indian reserve)에서는 담배에 세금을 때이지 않는다. 그 때문에 담배 한값도 고작 $2~4 선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 땅의 옛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에 대한 경외의 표식일 뿐(담배 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을 면제받는다), reserve 내에서 구입한 담배를 재판매(resale)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2000년 후, 정부가 담배에 이렇게 살인적인 세금을 때리니까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나온 담배가 시중에 돌기 시작했다. 물론 불법이다. 통계에 의하면 온주 흡연자들이 피우는 총 담배의 1/3이 이런 불법 담배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같은 [합법담배]를 사고 파는 사람들은 큰 손해를 입고있다.

정부가 집중 단속하면 쉽게 근절시킬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 캐나다의 경찰은 매우 강력하다! -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원주민들의 정치력 때문이다. 인디언들은 일단 그 숫자도 많고, 그들의 동질성 때문인지 단결도 잘 한다. 공권력이 강한 캐나다에서 무장 시위를 벌이는 몇 안되는 집단들 중 하나다. 일전에는 시위중에 경관들을 부상당하게 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경찰과 맞장 뜰 정도로 깡 좋은 이들의 [표심]을 잃는것이 두려워, 정부도 인디언 담배의 문제를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된 단속을 하지않고 쉬쉬하고 있다.

그나마 제일 만만한것이 컨비년스나 하는 숫자도 얼마 안되는 코리언들이라는 건가 - 하는 생각까지 든다.



이번 덮개 설치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은 백이면 백 - That's so stupid!!-_-;
보통 보면 [(정치인들이) 세금 쳐먹으면서 고작 생각해내는게 이런거냐]는 식이다.

어떤 손님은 [깔끔해보이게 할려고 이런거냐] 면서, [손님 불편한 건 생각 못해봤냐] 며 농담 반 진담 반 꾸짖다가, 정부 법안 때문에 어쩔수 없이 이렇게 한 거라는 말을 듣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놈들 하는 짓이 정말 가관이군], [어떤 멍청이가 이런걸 생각해낸거야] 하며 한것 궁시렁궁시렁 거리다가 돌아갔다.

다들 전혀 효과가 없는 무용지물한 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흡연자들이 살짝 화가 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요즘의 반흡연 켐페인들은 이미 널리 알려진 흡연의 폐해보다는, 주로 흡연자들을 안좋게 비춰지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거 같다. 흡연자들을 [멍청이], [악당], [죽고싶어 안달이 난 놈] 등으로 표현함으로서 점점 그들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것이다. 무슨 마약 거래하는 것도 아니고, 감추어진 선반 뚜껑을 열고 닫으면서 담배를 팔아야 하니 정말 담배 불법화가 머지 않았다는 느낌마져 든다. (차라리 불법화했으면 좋겠다)



방금 뉴스를 검색해본 결과 스콧트렌드에서도 담배전시금지법이 계획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다 필요없이 우리 가게 매상만 보면 된다...-_-;;)

6.18 일자 신문에 어떤 백인 담배가게 주인이 담배전시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얘기가 떴다. 중징계를 당했는데, 이 법이 위헌이라고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걸 거라는 소식이다. 정부를 상대로 - 그것도 반흡연법을 문제삼아서! - 대항할 생각을 하다니, 참 배짱도 좋은 사람이다. 이미 상당수의 가게들이 아예 담배 판매를 포기하거나 문을 닫는 등 담배 유통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법이니 만큼, 연방대법원이 과연 어떠한 판결을 내릴지 궁금하다.



덧: 내가 경험한 세계 곳곳의 반흡연 정책

* 캐나다:

- 캐나다는 모든 실내 공공장소의 흡연이 불법화되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커피숍 같은데서 흡연실이 있는것을 가끔 볼 수 있었지만 2004년 즈음  모두 사라졌다. 공항에도 흡연실이 없고, 심지어는 카지노에서도 실내 흡연이 불법이다.

- 한술 더 떠서, 2007년에는 [머리 위에 비막이가 있는 곳]에서의 흡연도 불법이 되었다. 회사 건물 구석탱이에 있던 흡연구역이 오픈 에리어로 옮겨져서 비나 눈을 맞으면서 담배를 피우던 생각이 난다-_-;;

- 담배전시법 금지로 인해 담배를 취급하는 모든 상점은 담배를 일반에게 보이는 곳에 진열할 수 없다. 또한, 손님이 돈을 지불하기 전 까지는 주문한 담배를 눈에 띄는 곳에 (예를 들면 카운터 위) 놓아서는 안 된다.

- 이번달 드디어 [만 16세 이하 어린이가 동승한 차에서의 흡연]이 불법화되었다.

- 극심한 세금 때문에 담배 한갑에 약 $10 (10000원) 이며 계속 상승중이다. 담배 갑에 경고 메세지와 더불어 흉측한 사진(구강암에 걸린 사람의 이빨, 산소호읍기에 의지하는 사람, 뇌졸증으로 죽은 사람의 뇌를 해부한 모습 등)을 표시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 방법/종류를 막론하고, 그 어떠한 담배 광고도 불법이다.

- 거리에서의 흡연은 불법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지만 구석탱이에 가서 피우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단 건물 입구에 [입구 반경 20미터 내 흡연 금지] 등의 사인이 붙어있는 경우는 꽤 흔하다. 병원은 물론이지만 일반 오피스 빌딩이나 콘도에도 많이 붙어있다.



* 일본

- 일본 도쿄의 몇 구에서는 거리에서 흡연하는게 불법이다. 공공 재떨이도 거의 찾을 수 없다. 번화가에 가면 그나마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가뭄에 콩 나듯 담배피우는 사람을 볼 수 있다.

- 하지만 공항에는 흡연실이 있다. 예의를 중시하는 민족성 답게 흡연자들에 대해서도 일말의 존중을 해 주는 듯한 느낌. 실내에서의 흡연에도 관대해서 상당수의 식당에서는 실내에서 담배 피우는 것이 허용되어 있는 이상한 곳이다. 담배 자판기도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 미국

- 담배는 캐나다에 비하면 그나마 싼 편($4~5). 흉측한 그림도 없다. 반흡연 정책이 캐나다보다 한수 뒤쳐져있는 듯한 -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한 - 느낌.

- 네바다 주는 좀 특이하다. 카지노는 그렇다 쳐도 호텔 로비, 복도, 심지어는 엘레베이터 안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희한한 곳이다(그렇게 좁은 공간에서는 피우고 싶지도 않다!;ㅁ;). 다만 호텔을 흡연층, 금연층으로 구분해서 엘레베이터도 따로 운용하는 센스.



* 한국

- 흡연자 천국. 담배값도 정말 싸다.

- 피씨방에서 흡연/금연 구역 사이에 칸막이가 없어서 담배 안 피우는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상당한 간접흡연을 하게 된다. 담배연기는 기체인데...-_-;

- 사회적 인식이 발전하고 있어서 흡연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여성의 흡연에 대해 부정적인, 성차별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남성 흡연자가 여성 흡연자에 비해 월등히 많다고 느꼈다.



by Nassim | 2008/06/19 14:46 | 트랙백 | 덧글(1)

업뎃


한국에 온지도 어느덧 열흘...

양 어깨에 충돌방지등이라도 장착해야 되는건가 고민중이다.

지난번에는 지하철에서 문자삼매경에 빠진채로 무주의 보행중인 여자와 정면추돌했다...
지하철 출구 찾으려고 고개를 들고 다니던 것이 화근이었다.

오늘은 정신없이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며 앞 안보고 걸어가던 녀자를 치었다..

시야에도 잘 안 들어오는 짜리몽땅한 인간들이 앞도 안보고 걸어다니니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다.
이쪽의 데미지는 경미하지만 상대방은 거의 나동그라지는 충격을 입게 된다-ㅅ-;;

제발 앞 좀 보고다녔으면...



한국은 차가 빨간불을 종종 무시한다.

처음에는 정말 놀랐다! 세상에, 어떻게 저럴수가! - 했지만, 어느덧 익숙해졌다..

얼마전에는 버스가 사거리에서 옆에서 교통정리중인 경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빨간불을 무시하고 직진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차가 우회전을 하면서, 보행자를 "위협"하는 위험한 행동도 한다.
차가 인간이랑 chicken을 하는것이다... 파란불이 켜지자마자 우와와와왕!! 하면서 인간을 덮칠 기세로 달려든다.

...처음에는 진짜 많이 쫄았다!!!
지금은 그냥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차를 먼저 보내준 다음에 건넌다. 차를 몰고있는 인간이 어떤 상태인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미친소 미친소 말들이 많은데 내가 보기에는 미친차들이 더 문제인거 같은데.



손을 흔들지 않으면 버스가 정차하지 않는 건 처음에는 대단히 어색했지만, 버스를 한번 타 보았더니 왜 그러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솔직히 버스 정류장이 토론토에 비교할 때 너무나도 많다...

타고 내리는 사람이 없는데도 일일히 서는건 솔직히 시간낭비다. 이러한 점은 캐나다 TTC가 좀 보고 배웠으면 한다..

버스가 차선 변경도 참 신나게 하고, 속도도 무지하게 낸다. 육중한 버스가 차선 변경으로 좌우로 휘청이면서, 기어 변경에 덜컹덜컹 거리면서도 시원 시원하게 잘~ 나간다.
한국 사회의 vibe를 대표하는 듯한 이 느낌...!
한국 버스 운전사들은 정말 운전의 프로임이 분명하다... 캐나다 버스 운행하는거 보면 속터져서 죽을지도..

아무튼 한국에서의 운전은 캐나다에서의 운전에 비해 대략 5.7배 이상 위험한 것만은 분명하다.
일단은 차가 "너무나도" 많다.
주차장도 진짜 좁고 정말 예술의 경지에 이르른 주차 방식도 드물지 않다.
어딜가도 차 천지에 운전은 개떡같이 하고...



뭐 그 이외에 별다른 사항은 없다.

사회문제나 기타 사항들까지 파고 들어가면 밑도 끝도 없지만, 그건 캐나다랑 비교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라서 논외.

직장생활 시작하면 삶이 힘들어 지리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내 기반이 없는 이곳에서 과연 prosper 할 수 있을 것인가...
확신이 없다.
하지만 토론토에 남던, 켈리포니아에 가던, 어딜 가던 어짜피 내 기반이 있는 곳은 없다-_-;
가족은 시골에 살지, 토론토에서 대학을 다녀서 동기들은 세계 방방곳곳으로 흩어지고..
그나마 친척 일가와 옛 친구들이 있는 한국이 내 연결요소가 가장 많은 곳이다.

일에 올인할 수 있을만큼 즐겁고 적성에 맞는 일터였으면 정말 좋겠다.

만일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만들고 싶다.



by Nassim | 2008/05/22 23:08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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